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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5

【정봉철 씨】 싱싱한 회를 싣고 온성 오빠가 갑니다

2014-11-10 뷰카운트37020 공유카운트16



생선회, 이제 가볍게 즐기세요

나들이객으로 분주한 토요일 아침, 정봉철 씨는 그 어느 때보다 힘찬 발걸음으로 수도권에 위치한 차량설비 전문업체로 향합니다. 기프트카를 받고 난 뒤 창업 업종에 적합한 차량으로 만들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선택한 곳입니다. 그의 기프트카는 1톤 다용도탑차로, 최근 상호 래핑을 마쳐 말끔한 모습입니다.


기프트카의 주인공이 되셨는데, 누구보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시겠어요.
멋진 차를 갖게 된 게 꿈만 같아요. 이렇게 운전대를 잡아보고 꾸며보니 창업한다는 게 다시금 실감 나요. 어머니께 사진을 찍어서 보내드렸더니, 주변 분들께 자랑을 많이 하셨나 봐요. 이제는 소문 때문에라도 꼭 성공해야 해요.


상호가 ‘온성오빠포차’인데, 무슨 뜻을 담고 있나요?
고향 이름을 따서 지었어요. 제 고향이 함경북도 온성이거든요.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시골 동네인데, 옆 마을에 탄광촌이 있던 것이 생각나요. 말 그대로 산과 들을 뛰어 놀며 자랐어요.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만큼 ‘정봉철’이라는 사람을 나타낼 수 있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온성오빠포차'에서는 어떤 음식을 판매할 예정인가요?
창업교육을 받기 전에는 북한 음식 사업을 하려고 했는데, 컨설팅 과정에서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고민 끝에 일식으로 변경했어요. 회를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이동식 포차가 콘셉트에요. 회는 우럭, 광어, 도미 세 가지를 판매할 예정이고, 때에 따라 제철 생선을 선보이려고요. 여기에 사이드 메뉴로 초밥, 새우튀김 등을 판매하는 거죠. 회를 뜨는 동안 기다릴 손님들을 위해 해물 어묵도 준비했어요. 해물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어묵도 생선이 많이 들어간 좋은 것으로 골라서, 저희 포차만의 특색 있는 메뉴로 만들 거예요. 퇴근하는 직장인, 저녁 반찬거리가 필요한 분들을 사로잡을 겁니다.



신뢰할 수 있는 포차를 만들겠습니다

대학 졸업을 앞둔 정봉철 씨는 최근 학교 현장 실습의 일환으로 호텔의 일식파트에서 3개월 간 근무했습니다. 그동안 손질한 생선의 양이 한 트럭은 넘을 거라고 하네요. 짧지만 강렬했던 현장실습을 통해 일식의 매력을 느낀 것도 업종 선택에 한몫했다고 합니다.

손님들을 사로잡기 위한 특별한 전략이 있나요?
비장의 무기가 있죠. ‘명태 식해’라고 아세요? 반건조한 명태를 양념해서 삭히는 건데, 함경도에서도 많이 먹는 음식이에요. 이것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뚝딱할 수 있는 밥 도둑이죠. 저희 어머니께서 명태 식해를 맛깔스럽게 만드시거든요. 명태 식해를 반찬으로 내놓거나 메뉴에 포함하려고 해요. 반응이 좋으면 따로 포장판매도 하고요. 포차를 아파트 단지 쪽에서 운영할 거라서, 반찬거리 사러 나온 주부들을 공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틀 간격으로 지역을 돌면서 사람들에게 '오늘은 온성오빠포차 오는 날'이라는 인식을 주려고 해요. 지나가다가 포차를 발견하면 반가워해 주세요. 회도 한 사발 드시고요.


기프트카를 어떻게 꾸밀 생각인가요?
모든 음식 장사가 그렇겠지만, 회는 특히나 위생이 중요해요. 보이는 것에서부터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기프트카 내부를 일식집처럼 원목으로 꾸밀 생각이에요. 청결한 이미지의 포차를 만들고 싶어서 차량설비 전문업체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전문가도 찾아갔었죠. 기프트카에 조리대회 상장이나 자격증도 잘 보이게 전시하고, 붕어빵 장사할 때 조리사 옷을 입었던 것처럼 유니폼을 제작해서 입을 거에요.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신경 쓰면, 손님들도 제 요리에 대한 진심을 알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봉철 씨는 본격적으로 서울에서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대구에 계신 어머니를 서울로 모시게 됐습니다. 어머니가 곁에 있는 것이 힘이 되는 점도 있지만, 어머니께서 디스크 수술을 해야 할 만큼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함께 살기로 한 것인데요. 아직은 정든 곳을 떠나 생활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시겠지만 곧, 적응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빨리 돈 벌어서 더 좋은 곳에 모시겠다는 봉철 씨, 이렇게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습니다.


창업교육 중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었나요?
홍대로 시장 조사 나갔던 게 많은 자극이 됐어요. 그전에도 혼자서 많이 돌아다녔지만, 뭐가 중요한지를 모르니 겉핥기식이였는데, 전문가와 함께하니 보는 눈이 뜨이더라고요. 맛집으로 소문난 곳은 왜 장 사가 잘 되는지, 예전에는 인기 있다가 최근에 잘 되지 않는 곳은 왜 그렇게 됐는지 함께 생각해봤어요. 위치나 아이템을 분석해보니 요식업도 흐름이 있더라고요. 거기에 휘둘리지 않을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최근 20~30대 여성분들이 타깃인 식당은 대부분 치즈가 들어가는 메뉴가 있어요!


요리사라는 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한국에서는 요리사가 되려면 자격증이 필수예요. 한식, 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은 취득했고, 일식과 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은 시험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요. 바리스타 자격증에도 도전할 생각이에요. 당장은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언젠가는 다 쓸모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강한 만큼,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어요.


롤모델로 삼고 싶은 요리사가 있나요?
저는 오너 쉐프가 되고 싶어요. 요리하지 않는 사장은 요리사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고, 제 생각대로 식당을 운영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직접 요리하고 경영도 도맡아 하는 본 코리아의 백종원 대표님이 롤모델이에요. 저도 전국의 특색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그걸 바탕으로 저만의 맛을 찾아내는 요리사가 될 거예요.

봉철 씨는 컨설팅의 일환으로 일식 전문가에게 요리와 경영 노하우에 대한 이모저모를 전수받을 예정입니다. 전수자는 6평의 작은 가게에서 월매출 4,000만 원을 달성한 횟집 사장님인데, 창업을 준비하는 봉철 씨에게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창업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그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온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앞으로의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요.



요리를 즐기고 음식을 나눌 줄 아는 요리사가 될게요

기프트카를 발판 삼아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온성오빠포차가 잘 돼서 사업 자금을 마련하면, 원래 하고 싶었던 북한 음식 사업을 꼭 해보고 싶어요. 2년 전에 북한음식 연구원에게 수업을 듣기도 했어요. 북한도 지역별로 음식이 달라요. TV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보는데, 북한팀이 요리를 선보이면 심사위원과 참가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맛있게 먹더라고요. 온반이나 옥수수국수는 낯선 음식이지만 익숙한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어요. 게다가 북한 음식은 간이 세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 건강한 음식을 찾는 현대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남북이 음식으로 서로의 문화를 접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온면 육수에 우동면을 넣어 만드는 식으로, 남북의 음식을 조화롭게 요리해 선보이는 요리사가 되고 싶어요.


우리 음식을 알리고 싶은 욕심도 큰 것 같아요.
사찰음식은 한국 음식 중에서도 웰빙 음식으로 알려져서 외국인들이 와서 배워가기도 해요. 지금까지는 서양 음식이 사랑받아왔지만, 앞으로는 동남아지역 음식이 주목받을 거예요. 특히, 태국은 미슐랭 가이드처럼 음식점에 대한 인증 시스템이 잘 돼 있어요. 위생이나 맛에 대해 평가해서 기준 점수에 도달하면 마크를 주죠. 태국 사람이 요리를 해야 한다는 식의 조건도 확실하고요. 손님들은 검증된 마크를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고, 장사를 하는 분들도 마크를 받으려고 더 열심히 하는 선순환 구조가 한국에도 형성됐으면 좋겠어요.


어떤 요리사가 되고 싶나요?
배 곯아본 기억 때문에 지금까지도 음식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명동이나 영등포에서 노숙자 무료 급식 봉사를 가끔 하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나중에 북한과 왕래가 가능하다면 그곳에서도 급식 봉사를 하고 싶어요. 조리원을 설립해 저처럼 요리사를 꿈꾸는 아이들을 위해 재능 기부하는 방법도 생각해봤어요. 제가 많은 분의 도움을 받은 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때로는 말이 앞서는 것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부모님과 도움 주신 지인분들께 앞으로의 포부와 각오에 대해 전해주세요.
사실, 어려서부터 산전수전 다 겪어서 강심장이 됐어요. 지금도 바닥이나 다름없으니 망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이 있죠. 제가 돈이 많거나 배운 게 많지는 않지만, 노점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을 바탕으로 열심히 하려고 해요. 지금 잠 덜자고 덜 먹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손님들이 알아주실 거라고 믿어요. 손님들을 단골로 만드는 것도 자신있어요. '나는 기회를 얻은 사람'이라는 자신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온성오빠포차'를 운영하겠습니다!


그는 일식과 중식처럼 한식도 외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제대로 된 한식당이 많지 않다며 해외에서 한식을 알리는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진실한 사람이 만드는 따뜻한 음식의 힘을 믿는 정봉철 씨. 온성오빠포차를 통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될 수 있는 음식을 선보이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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