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매장과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수제 햄버거를 판매해온 김미연 씨. '길거리 음식도 건강하게 만들 수 없을까?'라는 고민 끝에 저렴하면서도 맛 좋은 음식을 개발했습니다. 엄마의 마음과 손맛을 담아 신개념 패스트푸드를 선보이고 싶다는 미연 씨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해남에서 태어난 막내딸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난 김미연 씨는 1남 4녀 중 막내로 자랐습니다. 여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5남매를 키우시느라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남매간의 우애가 돈독해 마음만은 항상 풍족했습니다.
"지금도 언니들과 오빠는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어머니께서는 해남에 살고 계시고요. 막내인 제가 어머니를 좀 더 가까이에서 자주 찾아뵙고 있습니다."
결혼을 하며 자신만의 가정을 이룬 미연 씨는 남편의 지지 속에 뒤늦게 대학에 진학합니다. 대학교 졸업 후에는 대학원 석사 과정에 진학해 만학도의 꿈을 이어갔습니다. 추진력과 책임감이 강한 미연 씨는 가정생활과 함께 학업에도 열심이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가장의 삶
넉넉하지는 않아도 남들 부럽지 않은 평범한 가정을 꿈꾸었던 미연 씨. 하지만 남편의 사업 실패와 건강 악화로 인해 변화를 맞게 됩니다. 치료가 시급했던 남편 대신 미연 씨가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사업 실패로 진 빚을 갚기 위해 살고 있던 집까지 처분하는 상황이 생겼지만, 좌절하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미연 씨에게는 당장 책임져야 할 사랑하는 두 자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생계 전선에서 시작한 진로 고민
가장으로 나선 미연 씨가 당시 선택한 진로는 학습지 논술 교사였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재능이 있었던 미연 씨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교사였습니다. 덕분에 수입으로 남아 있던 빚을 차근차근 갚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10년을 일했지만, 50대를 향해 달려가던 미연 씨는 다시금 진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교사들이 많은 학습지 업계에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염려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남편마저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등지게 되고 '더 늦기 전에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운명처럼 시작한 푸드트럭 창업
학습지 교사를 하며 많은 초등학생을 만났던 미연 씨는 패스트푸드 창업을 준비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자주 사먹는 길거리 간식의 질과 맛이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고향에서 가져온 식재료를 활용해 손수 패티를 만드는 등 저렴한 가격에도 부끄럽지 않은 수제 햄버거를 주력 상품으로 선보였습니다.
"학습지 수업 시간에 먹거리에 관한 토론을 자주 했는데, 아이들의 입맛이 조미료에 길들여져 있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길거리 음식도 건강하게 만들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민 끝에 동네 골목 구석에 작은 매장을 냈지만 손님을 끌기에는 한계가 컸습니다. 더 큰 세상으로 나가고 싶었던 미연 씨가 떠올린 것은 다름 아닌 '푸드트럭'이었습니다. 때마침 지난해 봄 광주시에서 광주패밀리랜드 푸드트럭 사업자를 모집했습니다. 부지런히 서류를 준비한 끝에 심사에 통과한 미연 씨는 광주패밀리랜드 푸드트럭 1호 사업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차별화된 맛으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다
푸드트럭 창업을 준비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메뉴로 수제 햄버거와 수제 핫도그 등을 선정한 미연 씨. 개시를 위해 급한 대로 차량을 마련하고 5월 5일 어린이날에 첫 손님을 받았습니다. 준비한 재료가 금세 동이 날 정도로 기대 이상의 많은 손님들이 미연 씨의 푸드트럭을 찾았습니다. 고향에서 공수한 건강한 재료로 그 자리에서 뚝딱 만들어주는 미연 씨의 수제 햄버거에 손님들의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푸드트럭에서도 건강하고 바른 먹거리를 판매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영업을 시작했어요. 고향에서 보내준 김치로 수제 패티를 만들고 기름은 최소화해서 구웠죠."
미연 씨의 도전에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것은 대학생인 큰딸입니다. 주말에도 개인 시간을 반납하고 엄마를 돕는 딸이 미연 씨는 고맙기만 합니다.
비수기의 위기에 직면하다
하지만 장사를 하다 보니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있었습니다. 유원지를 찾는 유동인구는 계절별로 성수기와 비수기가 분명했습니다. 날씨가 좋은 봄, 가을과 달리 여름과 겨울에는 유원지를 찾는 사람들이 매우 적었습니다. 비수기에는 손님을 찾아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고 했지만 노후한 차량이 미연 씨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차량이 노후해 이동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유원지 비수기에도 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장사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리고 음식을 판매하면서 차량 상태가 좋지 않아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어요. 아무래도 유원지를 찾는 손님들에게도 깔끔한 차량이 이미지가 더 좋게 다가갈 테니까요."
기회를 찾아준 기프트카
그때, 평소 미연 씨를 지켜보던 주민센터 직원이 '기프트카 캠페인'을 소개해주었습니다. 노후한 차량으로 고민하던 미연 씨는 '기프트카'라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는데요. 그동안 겪은 시행착오는 창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데 든든한 자산이 되어주었습니다. 이제 미연 씨는 기프트카를 통해 재도약의 기회를 가지려 합니다.
"레시피 개발을 꾸준히 해서 손님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선보이려고 합니다. 내용물을 더욱 알차게 만들고 브랜드에 맞는 포장 용기도 새롭게 제작해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 전하고 싶어요."
새로운 인생으로 향하는 길목에 선 미연 씨는 이제 더 큰 목표를 바라봅니다. 직접 개발한 레시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프랜차이즈 사업으로까지 확장하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섰을 뿐이지만, 기프트카가 미연 씨의 걸음걸음에 힘을 실어줄 것입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패스트푸드를 개발하겠다는 미연 씨에게 응원을 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