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또 지에꼬 씨는 일본 대표 간식인 다코야키를 선보입니다. 음식을 통해 일본의 문화를 전할 뿐만 아니라 행복한 추억도 선물하고 싶다는 지에꼬 씨. 따뜻한 진심과 사랑을 담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지에꼬 씨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사랑을 찾아 한국으로
한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일본 후쿠오카, 그곳은 하시모또 지에꼬 씨가 나고 자란 고향입니다. 3남매 중 첫째로 태어난 지에꼬 씨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화목한 유년시절을 보냈다는데요. 따뜻한 추억 가득한 고향을 뒤로하고 한국에 정착하게 된 건 남편 김영덕 씨와 함께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주변의 소개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첫눈에 사랑에 빠졌고 결혼까지 결심하게 됩니다. 낯선 언어와 문화의 장벽도 남편과 함께라면 두려울 게 없었다는 지에꼬 씨. 1996년 한국으로 건너온 지에꼬 씨는 남편의 고향인 전라남도 장흥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됩니다.
빠듯한 살림에도 지에꼬 씨 부부는 7남매의 부모가 되어 다복한 가정을 이뤘습니다. 큰딸 아리부터 아련, 아수, 아경, 교우, 교성 그리고 막내 아민이까지 아이들의 재롱에 삶의 고단함을 금세 잊곤 했다는데요. 하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남편의 병마는 지에꼬 씨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남편은 바다 양식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져왔어요. 수입이 넉넉진 않았지만 아홉 식구가 소박하게 살기엔 충분했죠.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갑자기 쓰러졌어요. 장기가 심각하게 손상되어 치료를 받아야만 했죠.”
일본의 맛을 선보이다
다행히도 큰 고비를 넘긴 영덕 씨지만 건강 문제로 예전처럼 가계를 책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남편을 대신해 지에꼬 씨가 가정을 책임지려 일거리를 알아본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지인의 소개로 장흥 5일장인 ‘토요시장’에서 일본 전통 음식을 판매하기로 한 지에꼬 씨. 그녀가 고심 끝에 선정한 메뉴는 ‘다코야키’였습니다. 다코야키란 밀가루 반죽 안에 잘게 자른 문어를 넣고 한입에 쏙 들어가게끔 동그랗게 빚어낸 간식입니다.
“다코야키는 일본 대표 간식 중 하나예요. 일본과 한국은 음식문화가 비슷한 편이니 한국 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또 일본에 살던 시절 다코야키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있어 만드는 데 자신 있기도 했어요.”
그렇게 자신 있게 만들어낸 다코야키는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큰 호응을 얻게 되었는데요. 지에꼬 씨는 다코야키 판매로 장사가 적성에 꼭 맞는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또 다른 도전에 나서다
하지만 지에꼬 씨가 자리 잡은 장흥 ‘토요시장’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매주 토요일에만 장이 들어서 판매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주 1회 장사로는 막막한 가계에 숨통을 틔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교육비 지출도 만만치 않았기에 지에꼬 씨는 다코야키 판매와 병행할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은 바로 그때 만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예전부터 꾸준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를 해왔거든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요양보호사를 선택하게 됐어요.”
더구나 결혼 전 일본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던 경험이 있어 자신감도 남달랐다고 하는데요. 선한 마음과 자신감으로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에 성공한 지에꼬 씨.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며 즐겁고 보람 있는 나날을 보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힘에 부치는 체력으로 제대로 근무를 하기가 어려워진 지에꼬 씨는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봐야만 했습니다.
새 출발을 위한 재정비
또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선 지에꼬 씨. 숙고 끝에 8년간 이어오고 있는 다코야키 판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했다는데요.
“제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봤어요.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선보이고, 음식을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싶다는 게 제 결론이에요. 8년간 쌓아온 노하우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인근에서 열리는 5일장, 지역 축제 등을 옮겨 다니며 주 5일 이상 판매활동을 벌이기로 마음먹은 지에꼬 씨. 맛은 이미 정평이 나 있으니 판매일을 확대해 수입을 늘려보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남다른 각오로 다코야키 사업에 뛰어들기로 작정한 지에꼬 씨는 다코야키의 본고장 일본을 방문해 공부에 공부를 거듭했습니다. 지역 축제와 이동식 음식 판매업이 발달해있는 일본은 지에꼬 씨가 사업을 구상하는 데 있어 좋은 교과서가 되어주었습니다. 영감 가득히 한국으로 돌아온 지에꼬 씨는 반짝이는 창업 계획을 하나하나 현실로 옮겨나갈 준비를 해나갔습니다.
음식으로 전하는 진심
새 출발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지에꼬 씨지만 현실의 벽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지에꼬 씨 표 다코야키를 곳곳에서 선보일 수 있게 할 차량이 없어 마음고생이 컸습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마음을 다잡길 몇 차례, 지에꼬 씨는 주변 지인으로부터 기프트카를 소개받게 됩니다.
“지역 축제와 5일장 등을 옮겨 다니며 다코야키를 비롯한 일본 음식을 판매할 저에게 차량은 꼭 필요한 존재예요. 기프트카는 제게 사업의 천군만마나 마찬가지예요.”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매출을 증대시켜 안정적인 가계를 꾸려가는 것이 지에꼬 씨의 목표입니다. 나아가 일본 음식을 통해 많은 한국인들과 정을 나누고 싶다는 지에꼬 씨. 가슴 깊이 그리운 음식, 추억이 되는 음식을 선보이고 싶다는 그녀입니다. 지에꼬 씨의 따뜻한 진심이 더 많은 곳에 전해질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도 함께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