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가을비가 내리던 9월 11일, 구로에 위치한 작은 인형공장에서 강유진 씨를 만났습니다. 1달 만에 만난 그녀는 씩씩해져 있었고 활력이 넘쳤습니다. 조금 들떠 보이기도 했고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알고 보니 오늘은 그녀에게 ‘기프트카’가 찾아온 날이었습니다. 자동차 도착과 함께 인형회사의 CEO의 삶에 가까워졌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 창업 준비도 잘 되고 계신가요?
강유진 씨: 네. 이제 자동차가 나왔으니 사업자 등록도 내고 다시 시작해봐야죠. 전에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걱정해주시는 분도 많아졌고, 제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시곤 도와주시겠다는 분도 늘었어요. 벌써 거래처가 열 군데 정도 생겼답니다. 우선 인형공장을 이 근처에 차리려고 해요. 원래 성남에 얻으려고 했는데 보증금과 월세가 정말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정말 엄두가 안 나서 욕심부리지 않고 천천히 가보려고 해요.
■ 기프트카를 본 첫인상은 어떠셨나요?
강유진 씨: 지금껏 한국에서 고생하며 살면서 오늘처럼 기뻤던 날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정말 차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함께 선정되신 분은 자동차를 받았다고 자랑하셨는데, 저는 자꾸 미뤄지니까 조마조마했죠. 제가 북한이탈주민이라 취소가 된 줄 알았어요. 하지만 오늘 반가운 소식을 듣고 바로 데리고 왔지요. 원래 뜸들인 밥이 더 맛있는 것처럼 오래 기다려 받아서인지 기쁨이 더 컸답니다. 아주 아주 좋았고 행복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기프트카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됐고요.
■ 누가 가장 기뻐해주시던가요?
강유진 씨: 가족이 모두 북한에 있으니까 사실 기쁜 일이 있어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합니다. 우선 제가 만들고 있는 인형들과 기쁨을 나눴고, 그 다음에는 공장 사장님들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내 일처럼 좋아해 주시고 격려해주셔서 눈물도 조금 났답니다. 북한에 계신 언니와 동생이 이 소식을 알면 정말 기뻐해 줄 거예요.
강유진 씨에게 현대자동차그룹의 기프트카는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희망의 도구입니다. 3개월 전부터 준비해온 사업은 씽씽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마냥 빨라 질 것이고 세상에 신원아트인형의 이름을 알리기도 한결 수월해질 테니까요. 당당한 CEO로 우뚝 설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유진 씨에게 주어진 희망의 기프트카는 인형 회사를 운영하는 그녀에게 딱 맞는 맞춤형 차입니다. 강유진 씨는 ‘스타렉스 밴’을 지원받았는데요. 듬직한 외관과 넓은 내부 공간이 마련돼 있어 인형이나 자재를 한번에 싣고 다니며 업무를 볼 수 있게 도와 든든한 사업 파트너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 말합니다.
■ 기프트카의 어디가 제일 마음에 드세요?
강유진 씨: 모든 게 다 마음에 들어요.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께 너무 감사하죠. 자동차에 올랐는데 새 차 냄새가 마음을 설레게 하더라고요. 우선 자동차를 꼼꼼히 살펴봤는데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넓어서 여러 종류의 인형을 가지고 다닐 수 있어서 편리할 것 같아요. 그리고 직원을 5명 뽑았는데, 함께 출퇴근하면 될 것 같아요. 직원을 태우고 얼른 출근길 도로를 달리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미래의 계획을 차곡차곡 말하는 유진 씨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가 없어 영업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유진 씨는 기프트카의 운전대를 잡으며 당장 영업부터 시작하겠다고 하는데요. 어제보다 더 분주한 내일이 되겠지만 다가올 미래가 기대된다고 하시네요.
■ 창업 자금은 어떻게 쓰고 계신가요?
강유진 씨: 너무나 감사하게도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창업 자금을 받게 됐습니다. 지난번 사업이 잘 안 되서 빚만 떠 앉게 된 저에게 정말 필요한 자금이지요. 당시 회사가 어려워져 가지고 있던 기계를 모두 처분했는데 이번에 다시 구매를 해야 합니다. 자금을 알뜰살뜰하게 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서 중고 물품 위주로 알아보고 있답니다. 재봉틀이나 재단기, 탈면기 등을 저렴하게 구입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너무나 소중한 돈이라 쓰는 게 아쉬워 아직도 통장에 고스란히 있답니다.
■ 사업 경험이 있으신데, 이번에는 어떻게 꾸려갈 생각이세요?
강유진 씨: 이미 실패의 경험이 2번이나 있기 때문에 무리한 운영은 하지 않을 거예요.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을 빼서 사업자금으로 쓸까도 했지만 많은 분의 조언을 듣고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답니다. 작은 제품 하나라도 정성스럽게 만들어 납품해 30년 이상 가는 기업을 만들 거예요.
고향을 떠나 한국에서 자리 잡기까지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강유진 씨는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를 닮았습니다. 그녀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것은 타고난 손재주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솜씨 좋은 직원들과 정성스럽게 제품을 만들며 ‘신뢰와 원칙’을 지키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그녀의 각오를 들어보겠습니다.
■ 신원아트인형의 홍보를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셨나요?
강유진 씨: 우선 홈페이지를 만들려고 해요. 지금껏 참여했던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도 올려놓고 저와 직원들의 각오도 적어둬야겠어요. 그리고 영업을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일반 소비자들도 중요하지만 저에게는 거래처를 늘리는 것이 더욱 절실하거든요. 회사를 이곳에 얻으려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에요. 이 동네에는 인형 관련 공장들이 많아서 정보 얻기도 쉽고 어떤 인형이 유행하는지, 트렌드도 금방 파악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눈에 띄는 희망의 기프트카 로고가 있으니까 차를 몰고 열심히 영업을 다니는 게 홍보의 지름길 같아요.
■ 신원아트인형의 주력 캐릭터인 크레이지버드 좀 소개해주세요.
강유진 씨: 크레이지버드 인형 제작은 국내에서 규모가 꽤 있는 애니메이션 프로덕션에서 일을 받아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요. 신원아트인형의 매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업이지요. 크레이지버드는 국내 토종 캐릭터인데 ‘힐링참새’로도 불린답니다. 지독하게 못생겼지만 친구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답니다. 유튜브에 애니메이션이 올라가 있기도 하고 방송 PPL로 이름을 알리고 있어요. 현재 스페인, 브라질 등에 소개돼 인기를 끌고 있어요. 인형뿐 아니라 방석, 핸들커버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도 만들어 납품할 예정이에요.
■ 다른 회사와 구별되는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강유진 씨: 솜씨가 좋다는 거죠. 직원들이 모두 베테랑이에요. 한국 분 2명과 북한이탈주민 3명이 우리 직원들인데 한국 분들은 젊은 시절에 봉제공장에 30년 이상 근무하신 경력을 가지고 계세요. 저와 고향이 같은 우리 북한이탈주민 친구들은 워낙 꼼꼼한 걸로 소문이 나 있어요. 신원에 일을 맡기면 솜씨 좋고 깔끔하게 물건을 납품한다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요.
■ 꼭 만들고 싶은 인형이 있다면?
강유진 씨: 토끼 인형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토끼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실 토끼는 남과 북의 통일 지도의 모습이기도 해요. 토끼 관련 캐릭터도 개발하고 디자인도 해볼 생각입니다. 토끼 쪽으로 특화된 회사를 만들고 싶기도 해요.
■ 앞으로의 계획은?
강유진 씨: 북한에 봉제회사를 세우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북한 아이들은 인형을 가지고 놀지 않아요. 그런 아이들에게 귀엽고 예쁜 인형을 선물하고 싶어요. 제 고향에 인형공장을 세우려면 정말 남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그러려면 먼저 통일이 돼야 하겠죠. 통일이 돼서 가족들을 만났을 때 멋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매일 노력하겠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이기에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해야 했던 강유진 씨에게 친구가 되어 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김민정 대리님이신데요. 대리님이 봐온 강유진 씨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해지네요.
강유진 씨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들었어요. 응원의 메시지 들려주실래요?
김민정 대리님: 제가 강유진 씨에게 배우는 점이 많아요. 얘기만 들어도 고통스러운 탈북의 과정을 거쳐 대한민국 국민으로 당당히 살고 계시잖아요. 정말 강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강유진 씨를 돕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지도 모르겠어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너무나 소중히 생각하시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거든요.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열심히 사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멋진 분과 좋은 가정도 이루시길 꼭 기원할게요.
인생길을 달리다 보면 비포장도로도 만나고 시원한 아스팔트 길도 마주하게 됩니다. 강유진 씨는 어떤 길에 바퀴가 닿아도 겁나지 않답니다. 너무나 든든한 희망의 기프트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녀에게 기프트카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닌 인생의 동반자가 됐습니다. 탈북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의 기프트카를 만난 일이 가장 행복한 일이 됐다는 강유진 씨. 그녀의 행복이 오래도록 이어지도록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세요.
사연보기 ☞ http://www.gift-car.kr/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