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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4

[이재일 씨] 척박한 곳에서 핀 꽃이 더 향기롭듯 고통과 아픔은 내 삶의 디딤돌이다.

2013-11-01 뷰카운트5681 공유카운트12





“아빠~ 손님 오셨어요!”
충청북도 청주, 아홉 살 지호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현관문을 엽니다. 아빠와 단둘이 생활하다 오랜만에 손님이 찾아와서인지 아이의 표정이 유난히 들떠 보였습니다. 반면 싱글대디 이재일 씨의 얼굴은 피곤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지호를 키우고 가정을 꾸려가느라 용접 일부터 택시 운전, 다육식물 판매일까지 안 해본 일없이 누구보다도 힘든 나날을 보낸 그였습니다. 다행히 건강하고 밝게 잘 자라주는 지호가 있어 견딜 수 있었다고 말하는 이재일 씨의 인생길을 함께 되돌아볼까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무엇보다 좋았던 이재일 씨는 일반 고등학교를 들어가는 대신 마음 맞는 벗과 함께 직업전문학교에 진학해 남보다 일찍 세상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모든 것이 즐거웠고 취업을 대비해 용접일 실습을 나가면서도 전혀 힘든 줄 몰랐다고 합니다.



재일 씨는 용접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열심히 배워 건축기술자가 되고 싶다는 꿈도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 곳을 돌며 일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싶었기에 적성에 잘 맞는 용접 일은 그에게 딱 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열심히 일하며 꿈을 키워가던 재일 씨는 친구의 사업제안에 성급한 결정을 내리고 맙니다. 재일 씨의 친구는 당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던 맞선 프로그램을 보다가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는데,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친구와 함께 결혼정보 회사를 차리게 되었습니다.




젊은 혈기에 너무 겁이 없었던 것일까요? 일은 생각했던 것처럼 순조롭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꿈에 부풀어 사무실도 꾸미고 청주 시내를 돌며 홍보지를 뿌리기도 했지만, 손에 남는 건 빚밖에 없었습니다. 경험도, 전문성도 없던 두 젊은이에게 사업은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월급은커녕 사무실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고, 창업 1년 만에 회사는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이재일 씨 인생은 이때부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회사 폐업 후 어린이집 통학차량을 몰며 생계를 이어나가던 그가 교통사고를 당했던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활동적이고 움직이기 좋아했던 그였기에 당시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시련이었습니다. 1년 반 가까이 병석에서 일어나지 못했던 재일 씨는 결국 양쪽 다리에 큰 수술을 받고서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의 나이 겨우 스물세 살 때의 일이었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 청주로 돌아온 재일 씨는 괴로움과 절망 속에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때 그의 손을 잡고 밖으로 이끌어 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함께 살고 있지 않지만, 한때는 그의 전부가 되어주었던 여인을 만나게 된 재일 씨는 다시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재일 씨는 사랑하는 여인과 가정을 꾸리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지만, 어떤 일을 먼저 시작해야 할지는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큰 사고로 인해 다시 운전대를 잡는 게 두려웠던 재일 씨는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택시 운전뿐이라 생각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일을 나가며 성실한 가장으로서 가정을 꾸려갔습니다. 열심히 일해 모은 돈으로 스물여덟 살엔 개인택시까지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꽃집을 하고 싶다는 아내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개인택시까지 팔아 가게를 차려주었지만, 아내가 사업과 집안일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점점 생활은 엉망이 되어갔고, 부부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며 결국 꽃가게까지 닫게 되었습니다. 2008년 이재일 씨는 이때부터 세 살배기 지호를 홀로 키우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혼자서 이 모든 것을 감당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안 좋은 생각을 한 적도 많았고요. 그러다 우연히 잠자는 지호의 얼굴을 보게 됐는데, 더 이상은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호를 위해서라도 다시 힘을 내야만 했습니다.”


이혼 후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려야만 했던 재일 씨는 그 길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에도 열심히 참여하며 양육 방법을 배워갔습니다. 지호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어린 지호를 혼자 둘 수 없어 택시 일도 그만두고 장애인 활동 보조 도우미로 직업까지 바꾼 재일 씨는 장애인 활동 보조 일로 받는 월급으로는 지호와 함께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장은 지호를 사무실에 데리고 다니며 돌봐야 하기에 다른 직업으로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 마침 한 교회에서 남는 차량을 이재일 씨에게 지원해줄 수 있다며 희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식물에 대해 잘 몰랐던 그였지만 택시기사를 하며 사람 상대하는 일만큼은 자신이 있었기에 다육식물 판매업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싹싹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의 재일 씨에게 물건을 구입하는 단골이 늘어났고 생각보다 사업도 잘됐다고 합니다.


다육식물을 판매하며 조금씩 자신감을 채워가고 있던 이재일 씨에게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교회의 사정으로 더는 자동차를 지원해 줄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업을 정리하고 또다시 택시 운전의 길로 접어든 재일 씨는 지호를 돌보기 위해 일주일에 2~3번은 쉬어야 하는 현실에 숨이 턱 막혀왔습니다. 그때 복지관에서 한 통의 연락이 왔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기프트카를 신청해볼 생각이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재일 씨는 무조건 좋다고 말하고는 서류신청을 했고 그날 이후부터 밤잠을 못 이루며 긴장되는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얼마 후 재일 씨는 기프트카 주인공으로 선정됐다는 희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재일 씨는 하루라도 빨리 기프트카에 다육식물을 가득 싣고 청주 시내를 누비고 싶다고 말하는데요. 무럭무럭 커가는 지호와 다육식물처럼, 기프트카 덕분에 자신의 꿈도 한 뼘 이상 자란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앞으로 다육식물과 함께 제2의 인생을 꽃피우고 싶다는 재일 씨와 아빠를 힘껏 응원하는 개구쟁이 지호의 앞날이 희망의 초록빛으로 물들길 기프트카가 함께 기원합니다.


후기보기 ☞ http://gift-car.kr/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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