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이나 나오겠어? 저러다 말겠지!”
2009년 조근필 씨가 청소 작업 현장을 처음 찾았을 무렵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라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조근필 씨는 작은 체구, 샌님 같은 얼굴로 어린 시절 손에 물 한번 묻히지 않고 자란 것 같은 앳된 모습이었는데요. 성실함과 야무진 솜씨로 ‘우려’를 ‘기대감’으로 바꾸었고, 3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 전문 업체 ‘클린스토리’를 설립하며 값진 ‘결실’을 만들어 냈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20대 청년 CEO의 일상을 함께 들여다볼까요?
조근필 씨는 전북 순창의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위로 누나만 셋으로 집안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자랐지만, 마냥 철부지 막내는 아니었습니다. 청각장애를 앓고 계신 부모님의 입과 귀가 되어 세상과 소통했고, 억울한 일들과 맞서 싸운 날들이 많았기에 오히려 남보다 일찍 철이 들었다고 합니다.
부모님께 공부하라는 소리 한번 듣지 않고 자란 근필 씨였지만 전라북도의 국립대학교에 진학할 만큼 성적도 뛰어났습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항상 위트 있는 모습을 잃지 않았던 근필 씨는 학창 시절 내내 학교 일과 학과 일을 도맡으며 동기들에게도 늘 멋진 친구로 통했습니다. 가정 안팎으로 늘 믿음직한 아들로 부모님을 지켜왔던 그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걱정이 먼저 앞섰습니다. 조근필 씨는 건설 쪽으로 진로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 회사들 대부분이 서울에 위치해 있었던 것입니다.
좋은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위치한 건설회사의 입사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근필 씨는 부모님의 권유로 고향을 떠나 서울에 둥지를 틀게 되었습니다. 근필 씨는 새로운 일상에 설레기보다는 몸이 불편한 부모님과 떨어져 있으려니 언제나 마음 한편이 무거웠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근필 씨는 부모님이 동네 할머니와 분쟁에 휘말리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하지 못하셨기에 일방적으로 누명을 쓰게 된 것이었습니다. 경찰서까지 들락날락할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 되었지만, 쉽사리 고향에 내려갈 수 없는 것이 속상했고 어려울 때 부모님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가슴 아파했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전주로 내려간 근필 씨는 직장생활보다는 시간을 좀 더 여유롭게 쓸 수 있는 ‘창업’쪽으로 마음을 굳히게 됩니다. 사업을 해본 적 없었던 근필 씨는 여러 기관을 찾아 다니며 창업교육을 받았고 잘 나갈만한 사업아이템을 찾기 위해 밤을 새우며 자료조사를 했습니다.
창업교육을 받던 중 환경 산업과 관련된 강의를 접하게 된 조근필 씨는 그때부터 집중적으로 청소용역 사업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청소 일을 배우기 위해 무작정 용역회사를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3D 업종이라고 모두가 꺼리는 일이었지만 근필 씨에게 청소 일은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처음 현장에 나갔을 때는 정말 긴장이 됐어요. 몸으로 하는 일은 거의 해본 경험이 없어서 더 두려웠던 것 같아요. 특히 젊은 분들은 이런 일 잘 안 하잖아요. 현장에서도 제가 제일 막내였는데, 처음에는 ‘두고 보자’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신 분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성실한 자세를 밑천으로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냈던 근필 씨. 처음에는 창문 하나를 오전 내내 닦을 정도로 요령이 없었습니다. 누구 하나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어 난감할 때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하나 둘 작업 노하우를 배울 기회가 생겼는데, 알고 보니 진지한 태도로 일을 대하는 근필 씨의 태도를 높이 산 청소업체 대표님이 일을 가르쳐주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청소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팀장급으로 승진한 근필 씨는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을 관리하는 작업반장 역할을 하며 입주 청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이 분야의 업무를 완벽히 마스터한 그는 조금 더 큰 규모의 회사를 찾아 일을 배웠고, 2010년부터 2년간 준공청소를 직접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부산광역시, 여수시, 고양시 등 전국 각지의 대규모 청소 일을 하며 경력을 쌓았고 창업의 씨앗을 틔웠습니다.
2012년 6월, ‘클린스토리’라는 이름으로 드디어 회사를 창업하게 된 조근필 씨는 빠른 속도로 사업을 진행해 나갔습니다. 홈페이지를 만들고, 영업을 다니며 전국적으로 회사를 알리기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점점 일감이 늘어났고 지난 6월에는 자동차도 한 대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그 자동차가 화근이 되고 말았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거래처로 바쁘게 살아가던 근필 씨에게 교통사고가 난 것이었습니다. 주변에서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큰 사고였고, 자동차는 폐차판정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구입한 지 2달 만에 일어난 교통사고로 차도 없이 3년 이상 남은 자동차 할부금을 고스란히 갚아나가야 했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쓴 소주 한잔을 마시며 세상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모두 잊고 다시 한 번 시작해 보자고, 힘을 내자고 말입니다.
청소 업종에 자동차는 ‘사업장’이나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자동차를 폐차했다고는 하나 밀려있는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당장 자동차가 필요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조근필 씨는 청소도구를 싣고 인력을 태우기 위해 지인들에게 돈을 지불하며 차를 빌려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현대자동차그룹의 기프트카를 접하게 된 조근필 씨는 조심스럽게 용기를 냈습니다. 지원서를 완성해나갈 때까지만 해도 기프트카를 만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더 열심히 살라고 이런 기회를 주신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차가 나와 기프트카를 클린스토리의 1호 차로 만들겠습니다. 앞으로 더욱 분발해 2호, 3호 차는 제 힘으로 마련하고 싶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근필 씨가 기프트카를 만난 건 어쩌면 ‘천우신조’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노력과 열정이 없었다면 이런 큰 행운은 찾아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겸손한 자세로 매일 최선을 다하겠다는 조근필 씨의 찬란한 미래를 함께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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