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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4

[최은옥 씨]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재활용 천도 인생도 새롭게 태어나다.

2013-12-16 뷰카운트4261 공유카운트0



"이제는 한국이 낯설지 않아요. 함께 일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최은옥 씨를 괴롭혀온 북한이탈주민이라는 꼬리표가 이젠 그녀에게 많은 위안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태어난 곳도 다르고 한국으로 오게 된 사연도 제각각이지만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가족 같은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최은옥 씨와 동료들은 몇 푼 안 되는 월급에도 함께 일하고 함께 잘 살기 위해 발전해가고 있었습니다. 한 땀 한 땀 정성이 깃든 꼼꼼한 재봉으로 행복을 채워가는 최은옥 씨의 새터애협동조합을 소개합니다.




■ 창업준비는 잘 되고 계세요?
최은옥 씨: 아직 점포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아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매주 장터에 나가 물건을 판매하려면 집에서라도 조금씩 만들어야 해서 기프트카에 폐 현수막과 자투리 원단을 잔뜩 실어왔어요. 기프트카가 있으니까 정말 편하더라고요. 필요할 때마다 원단을 싣고 올 수 있고 완성된 물건을 가지고 바로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어서 정말 편하고 좋아요.


■ 기프트카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소식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알리셨나요?
최은옥 씨: 북한이탈주민사업 경영인모임이 있는데 그분들에게 가장 먼저 알렸어요. 지금까지 희로애락을 함께 겪어 온 가족과도 같은 사람들이거든요. 그분들에게 많은 축하와 격려인사를 받고 나니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앞으로도 북한이탈주민사업 경영인들과 함께 승승장구하려면 얼른 성공해야죠.


최은옥 씨는 창업교육을 받으면서 사업에 대한 안목도 넓어지고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진행과정까지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을 창업교육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것은 바로 자신을 보호해주고 동행해 줄 울타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걸 깨닫지 못했다면 이렇게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을 거라고 하시는데요. 언제나 고단한 삶에 치이듯 살아가는 인생이었는데 기프트카를 만나고 한결 여유로워졌다며 밝은 미소를 보여주었습니다.




기프트카를 받은 후에 달라진 것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방안에 날리는 먼지로 딸의 건강이 언제나 걱정되었던 최은옥 씨는 기프트카를 받자마자 집안에 있는 자투리 천과 폐 현수막 등을 차로 옮겼다고 하는데요. 250kg까지는 거뜬하게 실을 수 있기 때문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창고가 하나 더 생긴 기분이라고 합니다.



■ 언제나 골칫거리였던 문제가 해결되어서 좋으시겠어요?
최은옥 씨: 필요할 때마다 주변 분들에게 차량을 빌려 현수막과 원단을 실어 오곤 했는데, 내 차가 아니다 보니 한번 빌릴 때 전부 실어와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해서라도 전부 가져왔었어요. 문제는 집에 가져오면 놓을 곳이 없다는 거였죠. 그런데 기프트카가 생기니까 필요한 만큼만 싣고 와도 되고, 많은 양이라도 차량이 넓어서 보관도 편하게 할 수 있게 됐어요. 의외로 많은 양의 짐이 실려서 정말 놀랐어요. 원단이 높이와 부피가 큰데도 전부 실리더라고요. 가장 부담스러웠던 부분이었는데 걱정거리가 해결된 것이 가장 좋은 점이에요.


■ 혼자 하기엔 힘드실 것 같은데요?
최은옥 씨: 저와 함께 일하시는 분이 4분 정도 계시는데 사업장이 없어서 장날에 맞춰 각자 할당 수량만큼 물건을 준비하고 장에서 만나서 함께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사업장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서 계약만 완료되면 점포에 2명을 배치해서 판매할 물건들을 만들고, 나머지 분들은 4개의 장을 돌아가며 고정적으로 운영해 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운전면허를 딴 지 3년 반이나 됐는데도 최은옥 씨는 몇 번 차를 몰아본 적이 없어서 무척이나 조심스럽게 첫 운전을 해보았다고 합니다. 뒤에 묵직한 원단을 싣고 운전대를 딱 잡고 있으면 안정감이 들면서 운전도 더 잘 된다고 하는데요. 아직은 서투르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로 어디든 달려갈 수 있다는 최은옥 씨의 열정이 정말 멋집니다.




■ 사업장이 생기면 자금이 많이 들겠어요?
최은옥 씨: 네. 특히 사업장에 들어가면 인테리어 비용이 많이 들 것 같아요. 재봉틀도 몇 대 더 사야 하고 원단이나 실, 다른 재봉 용품을 더 구매하려면 아껴야 해요. 지금 장에 들고 갈 난로를 하나 마련한 것 말고는 창업자금을 쓴 곳이 없어요. 돈은 물과 같아서 조금만 방심하면 금방 새어나가 버리잖아요. 무조건 아끼고 꼼꼼히 관리해야죠.


■ 새터애협동조합이라는 상호는 마음에 드세요?
최은옥 씨: 사실 처음에는 새터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았어요. 보통 사람들이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많은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됐거든요.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제가 북한이탈주민들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새터애협동조합이라는 상호로 좋은 이미지, 좋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려고 해요.


최은옥 씨는 꼭 성공해서 ‘천지의류’라는 상호로 사업장을 내고 싶다고 하는데요. 어릴 때 자주 오르던 백두산의 나무, 돌, 계곡 그리고 천지를 최은옥 씨는 정말 많이 좋아했다고 합니다. 세상 어딜 가도 백두산 천지만큼 좋은 곳은 없을 것 같다고 말하며 그때의 기억을 무척 그리워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최은옥 씨의 바람대로 꼭 이루어지기를 함께 응원할게요.




■ 현재 만들고 계신 물건들은 무엇이 있나요?
최은옥 씨: 새터애협동조합의 주력 상품은 베개 덮개와 세탁물 마대입니다. 그 외에도 장바구니, 실내화 주머니, 토시, 작은 손가방 등을 만들고 있어요. 그런데 함께 일하시는 분들이 전문 기술이 부족해서 기술자 한 분을 구해 배우면서 할 생각입니다. 지금 당장은 어려운 기술이 필요하지 않겠지만 3년 후엔 의류도 만들어서 판매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서 지금부터 배워두려고요.


■ 새터애협동조합의 판매전략은 무엇인가요?
최은옥 씨: 아무래도 저렴하게 물건을 들여오기 때문에 고객들이 만족하는 금액에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폐 현수막은 무료로 받아 올 수 있어서 따로 돈이 들지는 않고요. 원단은 대량으로 천을 들여오는 회사에서 판매하고 남는 천을 저렴한 가격에 받고 있습니다. 실 같은 경우에도 기부를 받고 있고요. 그래서 고객들에게 더욱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고, 현재 장터에서도 저희 제품이 제일 잘 팔려요.



■ 젊은 시절부터 하셨으니 재봉솜씨도 좋으시겠어요?
최은옥 씨: 처음엔 전기 재봉기를 다루는 게 조금 힘들었어요. 그래도 밤낮으로 일하다 보니 금방 손에 익고 못 하는 것도 없게 됐죠. 하지만 점포에서 사용할 재봉틀은 더 세분화 되어있기 때문에 전문기술자를 고용해서 함께 배우며 일할 생각이에요.


■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최은옥 씨: 2014년 상반기까지는 투자기간이라고 생각하려고요. 사업계획이 있고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때를 기다리는 느낌입니다. 꼭 잘 되어서 1년 후에는 좀 더 넓은 곳에 봉제 공장을 차리고 싶습니다.



사업가로 성장해가는 엄마, 최은옥 씨를 바라보며 딸 경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기프트카를 받은 후론 잠도 많이 못 주무시고 머릿속엔 온통 일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최은옥 씨의 모습이 낯설다고 말하는데요. 기프트카가 생기면서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요.


■ 요즘 어머니께서 매우 바쁘다고 들었어요.
경희: 네, 기프트카가 오고 나서부터 정말 바빠지셨어요. 집에서 얼굴 보기도 힘들 정도예요. 그런데 그렇게 바쁘고 힘들게 일하시면서도 예전처럼 찡그린 모습이 사라지셨어요. 또 힘들면 잔소리도 많이 하셨는데 요즘엔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생겨도 부드럽게 말씀하시고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셔서 처음엔 낯설기도 했지만 정말 좋아지신 것 같아서 보기 좋아요.


■ 응원 한 마디 부탁할게요.
경희: 요즘 여러 군데의 장터에 나가기 위해 신청서를 작성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돼요. 몸 생각 안 하시고 일만 하셔서 정말 걱정이 됩니다. 제가 재봉 일을 도와드리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엄마 건강식은 많이 해드리려고요. 전 요리가 적성에 맞고 한식, 양식 자격증도 있어서 음식으로라도 엄마의 건강을 지켜드릴 거에요. 너무 고생하는 우리 엄마, 제가 언제나 응원할게요.


낯선 한국땅에 와서 정착하기까지 가슴 아픈 일들도 많이 겪어보고, 기프트카의 주인공이 되는 좋은 기분도 맛보게 되었다는 최은옥 씨. 최은옥 씨는 기프트카 사업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합니다. 기프트카에 지원하는 다음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해 최은옥 씨의 몫을 톡톡히 다해내는 것입니다. 자신이 좋은 예가 되어 더 많은 분들이 기프트카라는 좋은 선물을 받으실 수 있도록 말입니다. 최은옥 씨의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힘찬 응원 부탁 드립니다.


사연보기 ☞ http://gift-car.kr/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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